듣다 2



장애예술교육연구프로젝트  

2019




컨셉/감독 : 노경애

공동연구 :  전경호(시각장애 /음악),  홍세진(청각장애/시각예술),  고아라(청각장애/무용), 위성희(비장애/ 공연), 

김지연(비장애/사운드아트), 이강일(비장애/사운드아트),  김보라(비장애/예술교육연구)

사진촬영  :  김동희

연구 기록집 디자인 :  안마노


주최 : 아트엘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KOCCA콘텐츠문화광장




사운드아트 + 시각예술 + 움직임


이 작업은 장애예술교육연구 프로젝트다. 

시각장애, 청각장애, 비장애 예술가들이 함께 듣는다’는 행위가 무엇일지 질문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시각 장애는 보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듣는 감각을 발달하게 하고, 청각장애는 듣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듣는 것에 대해 다른 관점과 질문을 가지게 한다. 다양한 작가들과의  리서치를 통해  ‘듣는다’는 행위를 새롭게 인식하고자 했고, 소리를 시각화 하거나 소리를 체화하면서 새로운 방법의 듣기를 시도했다.  사운드 아트, 신체 움직임, 시각예술 매체를 통해, 소리와 형태, 몸, 공간, 언어 사이의 다양한 탐구와 실험을 진행했다.  3개월간의 연구과정과 리서치 내용들을 소개한다.




듣는 방법들      


위성희  


객관적인 소리가 존재할까.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수동적인 행위일까.

외부에서 주어진 소리를 어떻게 듣는지 의식하고, 선택하고, 구성한다면 좀 더 다양하게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잘 듣는 다는 것을 뭘까.

그리며 듣기, 들으며 그리기

 

이강일


보는 것과 듣는 것의 경계는 무엇일까.

보는 것이 듣는 것에 영향을 주고, 듣는 것이 그리는 것에 영향을 주는 환경을 만들어 듣는 것과 그리는 것을 동시에 진행해 보면 어떨까?

그럴 때 감각의 무게 중심은 듣는 것에 있게 될까, 보는 것에 있게 될까? 감각이라는 것은 어떻게든 어느 정도는 연결된 부분이 있지 않을까? 

두 감각(포함한 여러 감각들) 사이를 명확히 구분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듣기를 위한 상상과 구성   

 

김지연


일반적으로 음악에서 무엇을 들을지는 창작자가 표현하려는 바를 음적 소재를 통해 구조화하여 제시되는 과정에서 다분히 창작자 중심의 의도로 결정된다. 그렇다면 음악의 중심을 창작자에서 청자로 이동시켜볼 수는 없을까? 창작자도 음악을 듣는 한명의 청자로서 창작자 내면에서 소리듣기와 소리내기, 이 두가지 관계를 좀 더 대등하게 상정해 볼 수는 없을까? 워크숍을 통해 청자가 중심이 되는 음악과 듣기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고 자한다. 음악을 듣는 방식은 각기 다양하며, 듣기에 동원되는 신체적, 정서적 조건도 다르기에 각자가 음악을 듣는 방식과 조건을 리서치하고 이에 기반해 작곡을 위한 개념적 스케치를 시도해 본다.

귀를 빌리기

 

위성희  

 

구전은 소리를 전달하는 가장 오래된 매체다. 

귀로 듣고(입력) 그 소리의 이미지를 기억하고(저장)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전달). 다른 사람의 귀를 빌려보자. 나와 다른 곳에 있는 귀, 나와 다른 방법으로 듣는 귀를 빌려보자.

듣고 만들기 

 

 노경애


묘사는 사물의 ‘어떠함’을 그리는 것으로, 대상의 특성을 언어로 서술하거나 그림을 그려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설명할때, 그것은 말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고, 그것을 듣는 사람에 따라서도 다르게 해석 되어진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생겨나는 ‘오해’에 착안한 작업으로, 청각장애 홍세진 작가의 경험적 이야기를 워크숍으로 해보았다

묘사를 통해서 사물의 특징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것을 들어 본다.  그리고 귀로 듣는 것을 몸의 행위로 전환해 보면 좋겠다는 홍세진 작가님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해보았다.  그리고 한 사람이 자신이 관찰한 것을 묘사를 통해 표현하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듣는 것을 몸의 행위 ‘만들기’를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해 보았다. 사물의 시각과 촉각적 특징을 이용해서 만지고, 구부리고, 자르면서, 자신이 듣는 것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해 보았다.


소리 듣기와 소리 내기 

 

김지연


“소리를 듣는 것에 초점이 가 있었던 것에서 점점 소리를 내는 것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어떻게 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소리를 듣을 수 있을지 혹은 소리를 들으면서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그것이 저한테는 관심 있는 주제인 것 같아요.”

공동 리서치  

 

두 달의 리서치를 지나고서, 이날은 모든 작가들이 각자 리서치 하고 싶은 주제들을 공유했다. 많은 주제들이 나왔는데, 그 중 두 개의 주제를 골라서 세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 그룹이 하나의 주제를 함께 리서치 해보았다. 지금까지 한 작가가 개인의 관심에 따라 자신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과 탐구를 공유한 것과 다르게, 몇몇 사람들이 함께 리서치를 진행해 보고자 했다. 어떤일이 일어날까?


수어의 구조로 대화하기 – 이미지. 몽타주. 명사 혹은 형용사     -    김보라, 김지연, 고아라


심상 만들기    -    위성희, 이강일, 홍세진

 

청취자들 – 모노 레코딩, 스테레오 레코딩, 3D 입체음향, 실제 소리

 

전경호


워크숍을 통해서 소리에 대해 세밀하게 느끼고, 소리의 움직임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소리에 빠지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소리를 들어요. 그 소리들은 지금 이 순간에 느끼는 소리 같고요. 우리가 간직하고 싶은 소리, 듣고 싶은 소리, 추억하고 싶은 소리들은 다시 느낄 수 없죠. 그건 과거의 일이기 때문이예요. 그래서 녹음기가 나왔고, 녹음기를 통해서 소리가 녹음 되고, 재생되면서, 우리가 소리를 듣고 느끼고, 추억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소리가 녹음되는 방식은 크게 3가지 방식이 있는데, 모노 레코딩, 스테레오 레코딩, 3D 입체음향방식이 있어요. 지금 이 시간에 그 소리들을 비교하면서 듣고 이야기 해봤으면 좋겠어요.

 

왜냐고 묻기, 질문에서 출발하기


김보라 


질문 1. 감각을 재 구성(혹은 확장하고 전환하는)할 수 있을까?

수어의 구조, 조사나 특정 단어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의 소통, 양쪽이 다르게 들리거나, 어떠한 주기로 지속적으로 나의 감각을 재-학습해야하는 환경, 공감각 등. 리서치를 통해 다르게 주어진 감각의 조건과 그로 인해 다르게 사용하는 방식을 알게 됐다. 비장애인이 감각에 한계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름’을 경험할 기회가 더 적기 때문에. 감각을 확장하고 전환하는 학습을 해볼 수 있을까?


질문 2. 공통의/공평한 감각 개발할 수 있을까?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그러나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감각을 발견하고 소통해보기.

말대신 촉감을 활용해 활동의 규칙을 설명한다(이번에는손바닥에 글씨를 쓰는 방식 활용).


~이 ~에게

 

노경애


‘조사’는 다른 말과의 관계를 나타내거나 뜻을 더해주는 품사로, ~이가, ~을, ~에게 등이 있다. 청각장애 고아라 작가님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전체적으로 듣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듣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경우 명사들이 빠지고 ‘조사’만 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 착안해서 워크숍을 만들어 보았다.

소리의 결합 


노경애


소리의 크기, 길이, 위치, 간격은 소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소리를 결합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우리는 무엇들 듣고 어떻게 느끼는지 실험해 보고자 했다. 

공간적 요소와 시간적 요소를 통해 결합을 실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