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 : 소리와 언어



 

2021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유망예술육성 프로젝트


듣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비장애인에게 그리고 사운드 아티스트, 시각예술가, 공연예술가, 음악가에게 듣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각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듣는지 질문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소리, 형태, 몸, 공간, 언어 사이의 관계와 행위를 찾아오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청각장애를 ‘듣는 어려움’으로, ‘시각장애’를 ‘보는 어려움’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청각장애가 보는 감각을 통해 듣게 하고, 시각 장애는 더 섬세한 듣기를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다양한 몸의 감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작업을 통해 ‘듣는다’는 행위를 새롭게 바라보고, 소리를 시각화 하거나 소리를 몸으로 체화하며 새로운 방법의 듣기를 시도한다.


어찌 보면 단순한 주제에서 시작한 우리의 실험은, 소리가 없는 것의 소리를 상상하게 하고, 이해뿐 아니라 오해도 소통의 한 방식이 아닐까 생각하고, 여러 감각들 사이의 공감각을 찾게 한다. 그러면서 ‘청각적 심상’, ‘청각적 암시’ ‘배제’, ‘기록의 방식’, ‘기록의 매체’, ‘언어의 체계’ 등에 대해 작업해 오고 있다. 


2021년 <듣다>는 소리와 언어를 주제로 연구를 시도했다. 이 프로젝트 안에는 글자, 점자, 구어, 수어의 다양한 글자와 언어들이 있고, 사람마다 사용하는 글자나 언어가 조금씩 다르다. 올해는 점자, 타이포그라피, 묘사하기, 영화적 글쓰기, 글자 조합하기 등의 리서치들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자의 언어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중간언어, 언어 이전의 언어, 번역, 말투, 만지는 글자, 이미지로 인식하는 글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 작가들이 이러한 과정에서 발견한 질문과 생각들이 이번 전시의 작업의 되었다.




프로그램 일정

- 전시 : 2021. 12. 9(목)-12(일) 10:00 – 18:00

-  사운드 전시 < 저무는 시간 > : 평일/주말 10:00–18:00 

- 퍼포먼스1 고아라 < ㄴ데  ㅆ어 / 10분>  : 평일/주말 16:00

- 퍼포먼스2 위성희 <실재하는 것처럼 / 10분> : 평일 14:00-17:00,  주말 11:00-13:00/ 16:30-17:30

- 듣다 토크 : 작업 과정 이야기 : 12. 11(토) 14:00-16:00 

 


콘셉트/감독 : 노경애

참여작가: 고아라, 김은설, 박찬별, 안마노, 오로민경, 원하라, 위성희, 전경호, 해미 클레멘세비즈 Rémi Klemensiewicz 

전시/공간 디자인 : 박선민

기술운영감독 : 문홍식

프로듀서 : 최봉민

사진 : 김동희, 박수환

영상 : 조용기

수어 영상 촬영 및 편집 : 조은아

음성해설 녹음 및 편집 : 김근채(펑크타이어 스튜디오)

프로듀서 : 최봉민



전시 장소: JCC 아트센터

작업 공간 지원 : 콘텐츠문화광장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언어


김은설 – 영상, 2021


언어와 비언어가 공존하는 소통의 과정에서 ‘충돌’의 지점을 경험한다. 농인들 사이의 대화에서 말소리, 수어, 몸짓을 보면서 각각의 청각과 시각 정보는 교차 된다.

이때,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은 언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험이 시작된다.

저무는 시간


오로민경 + 전경호 – 사운드, 텍스트, 2021


해가 저무는 시간 두 사람이 함께 거리를 걸었다.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듣는 사람들 사이로 빛과 어둠이 스며든다. 저무는 빛을 두고 나타나는 감정과 상상을 소리로 그려본다. JCC 전시장 3층과 4층, 4시부터 6시 사이, 이들이 상상한 저무는 빛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벤치가 있다

실재하는 것처럼


위성희 – 퍼포먼스, 2021


눈을 가린 한 명의 관객과 퍼포머가 함께 산책을 하며 오래된 방법의 가상현실(VR) 체험을 한다. 실재의 감각과 상상적 감각이 넘나드는 이야기를 통해,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는 시간이 가진 다른 가능성을 나눈다.

off screen


원하라 – 영상, 2021


여러 겹으로 발화되는 이야기다. 의도나 의미를 드러내지 않는 파편화된 이미지의 나열을 통해 서로 접촉하여 따라 움직이는 느낌인 ‘교감’에 대해 담고 있다.

ㄴ데  ㅆ어


고아라 + 해미클레멘세비츠 – 퍼포먼스, 사운드, 2021


고아라 작가는 음성언어의 대화 속에서 '~을/를',  '~ㄴ데'와 같이 조사나 어미를 더 잘 듣는다. 이작업은  고아라 작가의 듣는 방식을 몸의 움직임과 사운드로 표현했다. 이 퍼포먼스에서 조사나 어미는 더 이상 들러리가 아닌 주체로서 ‘고유명사’로 전환된다.

몸짓 / Gestures

 

해미 클레멘세비즈 Rémi Klemensiewicz - 영상, 사운드, 2021


이 영상작업은 시각 언어와 소리 언어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에 대해 실험하고 있다. 프랑스와 한국의 두 가지 다른 수어를 통해 그 사이의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면서, 더 나아가 문맥과 상관없는 제스처의 표현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글 기둥


안마노 – 설치, 2021


글자는 보이는 것이지만 쓰여진 것이기도 하다. 글자의 시작에는 그린다는 행위가 있으며 이는 신체와 재료 사이의 육체적이고 촉각적인 감응을 전제한다. 시각적 독해를 목적으로 파생되는 지금의 글자 표현 양상에서 잠시 비켜서, 쓰고 만지는 감각에 천착한 글자를 상상해본다.

어느 것에도 속하지 못하는 중간 어느 하나/빛


박찬별 - 드로잉, 2021


어떤 눈으로 어떤 세상을 보는 것일까? “정확하지 않다” 무엇을 보았을까? 세모꼴의 좁은 시야를 가진 박찬별 작가가 바라보는 빛의 잔상과 움직이는 섬광에 대한 이미지들을 표현했다. 빛을 보면 남아있던 빛의 잔상들은 그녀에게만 보이던 것이었을까?